복불복, 눈치 게임
7차 교육과정 수능은 간단히 저 두 말로 요약이 가능하다. 6차 교육과정까지는 공통과목 및 공통범위가 많다보니 문이과 구분 없이 어려우면 모두가 어렵고, 쉬우면 모두가 쉬운 수능이 되었다. 하지만 7차 교육과정으로 들어오면서 수시 및 수능 영역 점수 부분 반영이 정착되고 선택과목이 보다 세분화되고 문이과가 공통으로 배우고 수능을 치는 영역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적 특징이 어떻다고 딱 잘라 정의내리기 보다는 각 과목별로 어떤 특징이 있고, 그 과목별 조합이 최상의 조합이었는지 최악의 조합이었는지 평타쳤는지로 결과가 상이하게 달라진다. 대표적인 예가 삼사. 즉, 6차까지는 물을 먹어도 다 같이 먹고 빅엿을 먹어도 다 같이 먹는 제도였는데, 7차는 같은 시험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각 조합에 따라 누구는 물을 조금만 마시고 누구는 익사체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예를 들어 6차까지는 국사 과목이 엉망으로 출제된다면 문이과 구분 없이 전부 여기에서 물을 마시고 들어가지만, 7차에서는 이과는 당연히 해당 없고, 문과에서도 국사를 선택한 학생들만 물을 마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탐 2개 영역 반영 대학에 지원할 계획이고 국사는 애초에 심심해서 선택한 버린 사탐 2개 영역 중 1개 였다면 물을 마실 일도 없지만, 이게 주력 과목이었다면 물을 홀로 마시게 된다.
6차에 비해 더 쉬워졌다고 말할 수 있는 과목은 언어영역 하나라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 그나마 이거도 2009년 언어영역 난이도가 급상승 하에면서 별로 쉬워졌다고 말할 수도 없다. 수리와 외국어의 경우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상승했으며, 수리 가형과 나형, 탐구 영역의 괴랄한 난이도 밸런스 조정은 7차 교육과정 하의 수능에서 매년 문제를 일으켜 왔다. 탐구영역에서 기술한 대로, 너무 쉽게 나와서 만점자가 몰릴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1등급 받은 사람(=만점인 사람) 비율이 2등급 커트라인까지 먹어버리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리저리 복불복인 제도.
이 문제는 표준점수 제도와 대학 입시중 수리 가형/나형 반영비율의 아스트랄함, 그리고 각 대학별로 상이한 탐구과목 반영비율에 기인한다. 즉 이과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중 수리 가형/나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이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쉬운 나형이 오히려 깔아주는 베이스 학생들 덕분에 표준점수가 대폭 높아져 나형 표준점수 >>> 가형 표준점수(+보정 환산점수)라는 환상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이 덕분에 나형 과탐이라는 변태적인 공부를 하게 되는 학생들을 양산하게 된다. 그리고 탐구과목의 선택은 사실상 복불복으로 변해버렸다(…).
이로 인해 교육부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사교육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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